그림 그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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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 블로그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다녀갔다.

그분 때문에 오래전에 크레용을 들고 여름 마루에 엉덩이를 치켜들고 엎드려서 한 장의 그림을 완성하려 애쓰던 한 소년이 떠오른다.


어릴적에 그림을 잘 그린다는 소릴 가끔 들었다.

그 말 때문에 고무되어 여러 장을 그렸고 똑같은 나무를 그렸는데 그릴 때 마다 달라서 애먹은 기억이 난다.


어린 마음에 사물을 똑같이 그리고 싶었지만, 테크닉이 없으니까 아무리 또렷이 그려도 그릴수록 모든 게 더 평면적이고 나무 몸통과 나뭇가지와 나뭇잎이 모두 평평한 종이 나무가 되는 것 때문에 속상해한 적이 있었다.


그 후로 이 문제를 극복하는 놀라운 기술을 습득하기는 중학교에 들어가서 전문직 미술 선생님으로부터 배우게 되었고 비로소 입체감이 나타나서 종이 나무가 아닌, 살아서 바람에 흔들리는듯한 나무를 그릴 수 있어 환희를 느낀 기억이 난다.


그 후로 몇 번 A+ 를 받은 몇 장의 그림이 교실 뒤에 걸리긴 했지만,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새로운 장르에 매료되어 그림은 잊어버리고 살았다.


이후 내 아이가 자라고 그 아이도 여름방학 숙제로 그리는 나무 밑에 굴을 파고 들어가는 풍뎅이 그림을 평면으로 그린 것을 몇 번의 덧칠을 해 주어서 입체감을 나타내는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이 아마도 그림 그리는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그림엔 애정이 있어서 문인화 그리는 친구한텐 자주 들려서 감상하곤 한다.


눈에 보이지도 않지만, 세상을 놀랍게 변화시키는 전기-전자를 전공하면서 잊고 살던 추억으로 가슴 한 쪽에 묻혀 있던 것이 그림 그리는 사람 때문에 되살아 나서 이 글을 쓰게 된다.


사실 전기 전자를 하면서 그리는 회로도는 입체감 나게 그리는 나무 그림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고 회상하지만 그 어려움 때문에 더 매력을 느낀 것인지도 모른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입체감 나게 그리는 테크닉을 가르쳐 준 것처럼 누가 나의 가려운 부분을 확실히 딱 찍어서 지적하고 해결 방법을 알려 주길 바라지만 ,


어른들의 세상은 나이가 먹을수록 남이 고생하고 힘들어 해도 뻔이 바라본다.
그사람에게 자기가 아는 방법을 알려주면 간단히 그 어려움에서 헤어 날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봇본턱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세상이 삭막한 것은 중학교 때 만난 미술 선생님처럼 방법을 가르쳐 주는 선생님을 만나기가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요새는 작품성 같은것 무시하고 사진을 그림처럼 바꿔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아래는 내가 어릴때 그렇게 그릴려고 애 쓰던 바람부는 나무그림을 프로그램으로 바꾼 바람부는 나무사진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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