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낀 겨울 숲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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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중에 가끔 산구름을 만나게 되는데 짙은 산구름 속을 들어가게 되면 아무것도 안보이고 주위는 오직 나목(裸木)들에게 둘러 쌓여 있는것을 알게 됩니다.

앞 뒤 아무도 없고 멀리 보이지도 않습니다.

한정된 시야 속에서 나목들이 군상처럼 나즈막히 수군대는 소릴 듣습니다.

세상은 사람들만 사는게 아니라고..

나목들의 오랜 외침만이 산구름속에서 고스란이 살아 울려 퍼지는 곳에서 하늘도 보이지 않습니다.

사방 어디에도 멀리 바라볼 길은 없습니다.

그저 주위 몇메터의 짧은 시야 속에 세상은 국한되고 있습니다.


조금씩 나아가면 국한된 나목들의 작은 세상들의 연속이 너른 세상으로 조금씩 다르게 보입니다.
산구름은 모든 소리도 삼켜 버립니다.

발 아래 바싹거리는 나뭇잎소리만 걷는 속도에 비례해서 움직인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시간도 산구름이 삼킨것 같지만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나목들의 세상에 들어간 시간의 애애한 장면을 가슴에만 담기는 너무 아까워 카메라에 담은 것입니다.

단순하고 흐리지만 많은것을 느낄수 있고 근시야로 얼마 보이진 않지만 멀리 느낄수 있는 공간입니다.


사진의 제목을 무목(霧木) 이라 합니다.

무목(霧木)무목(霧木)

무목(霧木)무목(霧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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