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산사에서 울어 대는 산 새
한여름 산사에서 울어 대는 산 새
긴 장마 중에 잠깐 햇빛이 쨍한 날 잠시 산사를 들렸습니다.
장마 중에 잠깐 날씨가 드니 햇빛이 강렬하고 뙤약볕 아래 잠시도 서있지 못할 만큼 뜨거운 날씨입니다.
고요한 산사의 마당에는 하얀 태양 아래 깊은 정적이 가득합니다.
마당에 깔린 자갈을 밟는 내 발자국 소리가 바스락바스락 유난히 크게 들립니다.
산사의 울타리에는 보는 이 없지만 유난히 붉은 배롱나무 꽃이 한창이고 대나무로 엮은 바짝 마른 울타리에서 산 새 한 마리가 가늘고 긴 소리로 울어 댑니다.
괜히 산 새의 가는 소리 때문에 애달픈 마음까지 듭니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에서 산 새 한 마리가 정적을 가르며 소리 높이는 이유를 알 길은 없지만, 결코 힘이 솟거나 즐거운 마음이 드는 소리는 분명 아니었습니다.
짝을 그리워하거나 짝을 부르는 소리이거나 혹은 둥지에 두고 온 아기 새를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해도 결코 즐겁게 노래하는 산 새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모르긴 해도 동양 사람들이 산 새가 처량하게 울어 대는 한낮의 산사라고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서양 사람들이 말 하는 것처럼 산 새가 노래하는 산사의 정원이라고 바꾸어 생각을 해 봤지만 별로 분위기가 맞아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어쩐지 외롭고 가련한 산 새의 울음 소리로 들어 보는 것이 훨씬 적절해집니다.
산 새 울어 대는 까닭이야 알 길 없지만 아무도 없는 작은 암자의 한여름 뜰에서 슬피 울어 대는 산 새소리 때문에 한참 동안 잊고 살았던 감정이 되살아 나서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문학 인도 아니고 시인도 아니지만 작은 산 새가 울어 대는 소리에 한 순간 따뜻한 감정을 느끼면서 걸었던 그 순간이 아름답게 떠 오릅니다.
본능적으로 들고 다니는 카메라로 몇 장 담은 것입니다.
아주 화려한 새는 아니지만 예쁜 새입니다.
작은 입으로 소리 내어 울어 대는 산 새입니다.
산사에서 만난 산 새
노래하는 산 새
예쁜 산 새
울어 대는 산 새
암자에서 만난 산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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