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린 마음과 구원의 줄.
- 철학-문학-교양-상식
- 2014. 8. 29. 17:16
이 가을에 내려오는 구원의 줄입니까?
<어느 사찰에서 쓰는 블로그일기>
심연의 바닥에서 허우적거리는 마음을 어루 만져주려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구원의 줄입니까?
보다 높은 그곳에서 나를 인도하겠다는 시그널입니까?
오늘은 마음이 아리고 회한이 북밭혀 크게 울고 싶은 날입니다.
깊은 계곡 고요한 산사에서 하늘에 매달린 연화 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일찍이 이룰 수 있는 때는 다 보내버리고 이제 이룰 수 없는 때까지 와서는 울며 방황하는 사람들의 잔인한 친구로서 바라보게 합니까?
짙푸른 초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가녀리게 드리워진 연화(蓮花) 풍경(風磬)은 나그네를 오래 머물게 합니다.
꿈같이 지나간 시간들을 생각하면 다가올 시간들을 쉽게 유추하고도 남지만, 언제나 지나간 힘들었던 날들이 다가올 날들과 연결되지 않기를 기도 하며 살아오고 있습니다.
이미 지나온 길로 돌아가서 수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다가오는 길이 지나간 길들 과 연결된걸 언제나 부정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다시 새로운 길이 나타나길 바라지만, 가다 보면 언제나 지나온 길과 연결되고 여전히 그 길에 있습니다.
때때로 세상이 완전히 새로워지길 바라지만 세상은 아픈 과거의 지나온 길과 연결되어서 아주 조금씩 달라질 뿐입니다.
3천 불 3 천상이 언듯 보아 같기도 하고 전부 조금씩 다르기도 한데 오늘 전혀 다른 부처가 마음속에 들길 염원해 봅니다.
나의 그리운 부처가 느닷없이 마음 안에 들기를 꿈꾸면서 파란 가을하늘을 오래오래 바라봅니다.
가녀린 연화밧줄 끝에 매달린 3층 연화를...
앞으로 여기저기에 흩어진 블로깅 내용을 찾아서 여기로 옮겨 유일한 블로깅으로 통일하려 합니다. 늦었지만 내 흔적을 깨끗이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시도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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