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살만한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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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천주산 진달래 산행 때 선글라스 배달에 도움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약수터에 두고온 선그라스 가져다 주신분께 감사드리면서 쓰는 글입니다.  


천주산 산행을 하면서 천주암 지나서 경사로 중간쯤에 있는 약수 쉼터에서 물병에 물도 좀 채우고

마시기도 하고 잠시 쉬었다가 만남의 광장까지 천천히 올라갔습니다.


거기 까지는 숲속이라서 걷기가 참 좋았고요 사월치고는 무더워서 여름처럼 땀도 나고 경사로를 오르는데 나름 힘들었네요.


아마도 그곳까지의 거리는 지도상으로 보면 샘물 쉼터에서 능선 사거리까지 400m 정도 되는 걸로 나옵니다.

숲 속을 걷다가 뻥 뚫려서 하늘이 보이고 햇빛이 쨍하게 쏟아지는 활터로 나오니까 그만 눈이 부십니다.


아차 내 선글라스  으  !
정자가 있는 약수터  쉼터에서 물 마실 때 물이 튀는 것 때문에 샘터 위에 잠간 벗어 둔것을 잊고 그냥 올라왔다는걸 이제사 알아차린 것입니다.

더워서 힘들게 올라온 걸 생각하니까 금방 내려가야 하지만 행동으로 실행하기가 영 싫습니다.


어디 선글라스 잃어버린 게 한두 번이 라야 나 자신에게 변명이라도 할 텐데 시력이 좋지 않아서 운전겸용 보안경으로 편광 넣어서 괜찮은 테로 맞추는 것이라서 상당히 비싼 가격을 지급한 것이기도 해서 머릿속을 스치듯 아까운 생각도 듭니다.


덥기도 하고 내려가기가 싫어서 약은 꾀를 냈지요.

고갯마루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샘터에서 쉬었냐고 물었습니다.

그중에서 샘물 위에 선글라스 본 사람 있느냐고 묻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내려가도 선글라스를 누가 가져간 뒤라면 허탕이니까 일단은 그대로 있는지 알아봐야 하거든요….


묻던 중에 어떤 나이 든 분이 샘물 위에 선글라스 하나 놓여 있는걸 봤다고 합니다.

하하 ^^ 이젠 됐네!,

내려가는 분들에게 부탁하기 시작했습니다.

저 아래 샘터에서 선글라스를 벗어 두고 올라왔는데 위에서 기다리니까 좀 배달 부탁한다고요….


그렇게 해 놓고 마냥 기다렸네요….

왼걸 선글라스 끼고 오는 사람들은 많지만 내 것은 안보입니다.


사람이 간사해서 배달이 안 되는구나 생각하고 내려가려고 10m쯤 가는데 나이 좀 드신 분이 선글라스를 손에  들고 올라옵니다.


이거 가지러 가느냐구요? 하며 손에든 선그라스를 흔든다.

딱 보니까 내 것이다.!


두 사람에게 선글라스 배달을 부탁했었는데 아마도 뒤에 부탁한 젊은이가 이 나이 드신 분께 부탁 했나 봅니다.


금정산에서 작은 들꽃 찍으면서 선글라스를 벗어놓고 깜박했다가 약 50m 거리를 되돌아 올라갔는데 금방 사라져버려서 황당했던 경험을 했기 때문에 오늘은 더욱 고마운 생각이 듭니다.


가끔 우리나라를 아주 고약한 사람이 많아서 이상한 나라로 말하는 분들도 있지만 나는 우리나라가 그래도 지구촌에서 살만한 나라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부탁하고 기다리던 약 한 시간 동안에 분실물 찾은 것 때문만은 아닙니다.


가지고 올라온 그분이 하는 말씀에서도 "요새 누가 남의 거 주워 갑니까? "하는말에 속이 찌릿 했네요.

금정산에서 두고온 선그라스 찾으려고 금방 올라갔는데 누가 주워가버렸던 기억 때문에 오늘도 잃어버린 줄 알고 잠시 아까운 마음을 가진 내가 부끄럽습니다.


어떤 사람이 남의 물건을 가지고 가버릴 것을 상상했기 때문입니다.


산행 중턱에서 아이스케익 파는것 하나 사 줄려고 해도 차거운거 못먹는다고 애써 거절해서 고맙단 말 밖엔 못했네요.
내려가서 배달 시켜준 젊은이에겐 고맙단 말도 할수가 없어 미안하네요..
하늘이 대신 고맙다고 해 줄것으로 믿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다가 그 샘물 위에 선글라스를 벗어두고 기념사진 한 장 찍었습니다.

지구촌 나라 중에서 오늘처럼 선글라스 벗어두고 떠났을 때 모르는 사람들이 주인 찾아 배달해 주는 나라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일텐데도 말입니다.


벗어 두고온 선그라스벗어 두고온 선그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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