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 가는 길
- 블로그일기/창작일반
- 2016. 4. 15. 17:05
미륵사 가는 숲길
산사가는 깊은 숲길에서 만난 등불하나가 대낮인데도 유난히 빛난다.
대낮이긴해도 그늘진 숲길에 하필 등불에 햇빛이 와 비치어 발게빛난다.
어둠속의 한줄기 빛처럼 느낌이 좋은 이 등불하나가 돋보이는것은 하나 뿐이기 때문일 것이다.
조랑조랑 수없이 많은 연등이라면 이렇게 빛나진 안았을 것이다.
산행하다 가끔 들리는 금정산 미륵사 가는 길은 조용해서 좋고 숲이 깊어 좋다.
요새는 멧돼지가 자주 출몰 한다고 현수막도 붙어 있지만 나는 아직 이곳에서 멧돼지를 본 적은 없다.
바위벼랑에 까치집 처럼 붙어있는 미륵사 요사채나 절벽에 우뚝선 종각도 아름답기는 여느 사찰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예술품들이다.
산행을 하면서 기왕이면 이곳을 경유한다는 마음으로 들리지만 경내에 들어서기 전 부터 오래된 고향집 울타리를 지나는 느낌으로 오르는 꾸밈없는 입구와 그곳에서 보는 텃밭의 정겨운 모습들에서 시골출신인 내게는 도시에서 만나는 고향같은 느낌이 앞서기 때문에 경내에들어서면 더욱 푸근함을 느끼는지도 모른다.
미륵사라는 이름이 전국에 많다지만 나는 금정산 미륵사 외엔 아는곳이 없다.
천길 바위틈에 세운 이곳이 지금은 좋은 교통여건 때문에 잠간만 걸어오면 되지만 그 옛날 이곳에 오려면 하루를 꼬박 걸었을것이고 만약 어느 나이든 보살이 참배하려 온다면 하루만에 왔다 가기가 쉽지는 않았을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 온천장에서 장을본후 공양재료를 짊어지고 이곳을 오려면 어느 처사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며 오솔길을 올라 와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오늘은 산비탈을 눈처럼 하얗게 덮은 산목련 보러 오면서 여기까지 왔으니 미륵사까지는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왔는데 와 보니까 봄풍경이 좋아서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륵사 가는 길 밝히는 등불
미륵사 가는 길
미륵사 봄풍경
미륵사 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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