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을 배웅하며 쓰는 반성문
- 블로그일기/창작일반
- 2016. 12. 26. 21:50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다.
2016년의 긴 열차는 시야에서 곧 사라질 것이다.
플랫폼엔 2017년의 이정표가 이미 붙어 있다.
병신년 반성문 떠나는 2016
한 해가 다 간다는 것이 심각할 때도 있었고 못다 한 많은 것들 때문에 선뜻 받아들이기가
싫을 때도 있었다.
그렇게 많은 한 해를 보내고 또 보내면서 이제는 숙련되어서 해 논 것도 없는데 한 해가 떠나려 하는데도 덤덤하다.
이래서는 안 된다 .
한 해가 떠나려는데 아무렴 정리할게 그리 없단 말인가?,
미래 예측가 조지 프리드먼이 쓴 Next Decade가 생각난다.
그는 내년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Next Decade라고 10년을 내다보며 쓰고 있는 것은 우리를 생각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사업이라고 벌여놓고 바쁘게 뛸 때를 생각하면 연말이 되면 더 주지는 못할망정 일한 만큼도 보답할 수가 없어서 가슴으로 울던 때가 생각난다.
그때는 한 해가 다 가기 전에 시간 맞춰서 어떻게든 웃는 얼굴로 기분 좋게 보답을 해야 그분들도 집에 가서 가장 노릇 하고 한 해를 보낼것이고,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서 마무릴 하고 나면 해돋이라는 다음 해 계획을 맞추곤 했다.
지금 정리할 게 없다고 무덤덤한 내가 얼마나 부끄러운 사람이 돼 있는지 모른다.
사람이 하루를 잘 보내려면 아침에 계획이 서야 하듯,
한해를 계획하려면 정초에 서둘러야 하거늘 ,
이 시대에 처음 찾아오는 100세 시대라는 생소한 공간의 입구를 지난 지 한참 지난 지금 한 해를 마무리 할 것도 없고 한해를 계획할 것도 없어서는 안 된다.
100세 시대를 맞이한 선봉 세대라고 떠들어 대면서,
아무 준비도 계획도 없어 정리할 것도 없고 밥을 먹든 죽을 먹든 우왕좌왕 바람 부는 대로 얼버무려서 또 한해를 홀랑 말아먹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 해야 한다 .
이렇게 저렇게 대충 연말연시를 얼버무리고 나면 금방 명절이 되고 멀리 나가 있던 놈들 찾아오고 적당히 가식적인 시간 좀 보내고 나면 봄이 올 것이고 언제 한해가 시작 된 줄도 모르고 또 한해가 후딱 반쯤 지나쳐 버릴 것이다.
매년 그렇게 했고 시간이 반쯤 지나면 정신도 없이 나머지 반이 달리더란 말이다.
그렇게 해서 아무 탈 없고 속 편하게 보낸 지난 한해 두 해였고 그래서 나이 숫자를 비교할 사람이 자꾸 줄어들어서 이제는 나이까지 속이는 잘못을 병신년 반성문으로 정리를 대신한다.
- 병신년 반성문 -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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