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예찬(登山禮讚)-1
- 여행-유적-역사인문전반/등산-트레킹-길걷기
- 2017. 4. 12. 10:29
건강을 회복한 후 두려웠던 때를 기억하며 산행을 합니다.
이 글은 몇년 전에 내가 겪었던 일을 거울로 삼아서 건강을 되찾고 취미 생활이 되어 버린 등산을 하면서 그때를 되돌아보며 타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일부 편집해서 옮기는 것입니다.
"중년 이상의 사람들에게 두려운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이었습니다..
혈관 질환은 어떤 질환보다 무섭고 후유증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일단 환자가 된 후에는 최악의 경우에 의지대로 할 수 있는게 없어서 죽고 싶어도 죽을 수 도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는 고통스러운 증상 말입니다.….
아래에 내 머리속을 검사할 때 찍어둔 단면 사진 한 장을 보여드리면서 계속합니다.
이 사진을 해독 할수는 없으며 왜 그토록 심각한 어지럼증이 발생했을까를 생각하며 되돌아보고 유의하며 살고 있습니다.
지금 저는 이 글을 웃으면서 씁니다.
그리고 많은 장년층의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생각인 것은 누구나 함께 살아야 할 귀중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2008년 5월 30일 이야기만 듣던 하얀 동굴 같은 MRI 기계 속에서 약 30분 동안 누워있던 그때 지나간 날들이 빠르게 도는 필름처럼 짧은 시간에 과거를 돌이켜보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이 병원에서 다시는 나갈 수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막 들면서요..
정기적으로 받는 건강검진 그런 것으로 검사받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때 느낌으로 본 필름에는 어린 시절의 부모님께 사랑받던 아름다운 장면과 아직 결혼하지 않은 나의 두 자식과 걱정하는 나의 아내까지를 포함해서 내가 하고 싶었으나, 이제는 하지 못하고 말수도 있을 것이라는 걱정으로 그것들에 대한 아쉬움들이 빠르게 생각으로 스치고 있었습니다.
그때 얼마나 사람이 겸허해지는지 모르는 순간을 경험했었던 기억을 지금은 두려움 없이 합니다.
이제는 새삼스럽게 느끼면서 PC앞에서 자판을 두드리는 손가락이 경쾌하기까지 하지만, 그때 고속도로 1차선에서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지만 갑자기 휘어지는 차선을 보면서, '이건 허상이다'하고 본능적으로 핸들을 꽉 잡고 속도를 줄이고 차를 세웠을 때에 바짝 따라오던 차가 있었다면 사고 났을 것이고 '운전 부주의나 고장 난 자동차 등 어떤 이유가 됐을 것입니다.
이때부터 시작한 나의 산행은 이제 다음 달이면 9년이 됩니다.
건강이 제일이라고 했던가요?
이 말은 누구나 잘 아는 말이지만 그것이 주는 삶의 가치를 실제로는 잘 몰랐습니다.
실감이 날 수가 없었던 게지요.
이제는 이 말의 뜻과 가치를 잘 압니다.
나는 내게 말합니다.
하루에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느냐고?
그리고 사회에서 자기의 인격과 명예와 권력이 얼마나 높고 크냐고?
가령 모든 것을 뻔히 바라보면서 눈앞에 있는 내 가족에게 손짓도 안되고 입술도 움직일 수 없으며 먹기 싫다는데도 떠먹이고 그래도 거절도 못 하는 상태로 살아 있다고 가정해 보면, 지금 버는 돈이나 명예나 권력이 얼마의 가치가 되겠는 가를요?
또 언제 끝날지 모르게 쏟아부어야 할 돈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이며 자기 때문에 몇 사람이 고통받으며 손실을 감내해야 할지, 그 또한 상상도 안 되는 일입니다.
나는 그때부터 모든 것에서 나를 버리겠다는 다짐을 하고 산행을 택했습니다.
그래도 첨엔 산을 우습게 다녔습니다.
할 거 다 하면서 일요일이나 시간 날 때만 하다가 느끼고 깨닫게 된 것은 한참 후입니다.
나의 자업자득으로 얻은 나쁜 결과는 병원에서 의사가 도와줄 수는 있겠지만 건강을 찾기 위해서는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 각고의 노력을 했습니다.
이 정도의 증상은 중년 이후 몇 번씩 느끼고 당하는 분들이 뜻밖에 많다는 것도 알았고 대부분 간과하다가 드러누울 때까지 습관과 생활 패턴을 바꾸지 않고 계속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누구든지 생각해 본다면 쌓인 할 일들을 두고 드러누울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도 생과 사를 기준으로 한다면 돈은 벌지 않아도 됩니다. 마치 바둑에서 대마를 위해서 소마를 희생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실제로는 더 큰돈을 들이지 않기 위해서라고 해도 되겠네요...이 말은' 돈이 들 때 들더라도 갈 때까지 가는 거지'와 반대되는 말입니다.현명한 선택을 해야 하는 시간이 항상 많은 것도 아니고요...
어떤 분은 명예가 땅바닥에 떨어 저도 할 수 없고 쥐고 있던 권한이 다 날아가도 할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더 크고 무서운 것이 눈앞에 와 있기 때문이지요..내가 산행하는 것을 아는 많은 사람들이 무리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는 터득했으며 현재 날것같이 가볍지는 않지만 해발 1000m 이상의 산을 오르기도 합니다.
그냥 길 걷기 하다가는 힘들고 어려우면 차를 타고 돌아오고 맙니다.
또 작은 뒷동산엘 가면 금방 내려오기 때문에 멀고 큰 산을 시작했습니다.
큰 산에는 아무리 힘들어도 택시가 오질 않고 나에게 나쁜 음식도 없습니다.
위의 사진은 나의 등산 모자이며 하얀 무늬는 땀으로 배출된 염분입니다.
처음 산에서 찍은 나의 모자 사진을 때때로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바라보곤 하지요.
높은 산에서는 목마르면 생수밖에 먹을 게 없으며 비로소 지방이 타서 열이 나고 식히려고 땀으로 노폐물이 배출되기 시작합니다.
또 나와 동질성을 가진 사람들이 지방을 태우면서 함께 가기 때문에 즐겁습니다.그래서 따라갈 수 있으며 또 아름다운 산은 내가 오른 후에 크게 위로해 주기도 해서 좋습니다.
혈행 개선제나 콜레스톨 저하 제를 처방으로 먹고 있긴 하지만 나의 무너진 신체적인 균형은 산이 고르게 해 주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주 증상 발생 후 이제는 걱정 단계를 지나갔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는 마음으로 나의 건강 지키기 중간 정산으로 이 글을 쓰는 것입니다.중년 이상의 많은 분께 공기 좋고 역사와 숨은 이야기가 서려 있는 산들을 오르면서 늦기 전에 건강을 지키길 바랍니다.
산행을 하면서 얻는 게 건강뿐만은 아닙니다.산을 오르면 면면히 이어저 오는 갖가지 조상들의 현명한 발자취들을 함께 보고 사진으로 담아 올 수가 있습니다.또 어느 계곡에 묻혀있던 작은 약초나 들꽃도 만날 수 있어 담아 오게 되어 좋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눈 오고 겨울바람 세차게 부는 날 오른 간월재 휴게소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앞으로 또 10년 후 이때쯤에도 산에 관련된 무엇을 쓰게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웃습니다.그리고 그때 공포스러웠던 하얀 MRI동굴속에서 걱정했던 내 아이 둘은 다 시집 장가보내서 예쁜 손자 손녀도 보고 그것들의 재롱이 행복하게 합니다.그때 암울하던 시기에 내 아이들을 돌보기는커녕 짐만 되었는데도 건강한 삶을 살고 지금 건강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것을 생각하면 하늘이 내게 큰 복을 내린 것으로 생각하며 항상 감사해합니다.
앞으로도 산이 건강을 준 데 대해서 사는 날 동안 감사할 것입니다.나는 될 수 없는 일이지만 , 부러운 게 하나 있다면 산에서 가끔 만나는 씩씩한 사람,행열의 앞뒤를 숨소리도 가볍게 무전기 하나 들고 달리는 산대장입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아래사진은 지리산 노고단 운해 속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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