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법 듣고 싶은 하얀 공작새
- 여행-유적-역사인문전반/사찰-문화유적
- 2019. 7. 25. 17:17
법당에 들어가고 싶은 공작새
요새는 사찰마다 우란분절을 맞아서 크고 작은 백중 행사가 많습니다.
어느 사찰을 들려서 백중 설하는 법당 옆문을 보다가 커다란 새 한 마리가 법당 안을 기웃거리는 것을 봅니다.
지세히 보니까 하얀 공작새입니다.
불자들이 들어갈 때마다 함께 들어가고싶어하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또 안에서 들려오는 설법 소리를 자세히 들을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문 앞에 문을 꼭 닫아 주세요라고 쓰인 팻말 아래 소방전위에 얌전히 앉아서..
공작새가 무슨 설법을 듣고 싶어 하거나 법당 안에 들어가고 싶어 한다고 과장하긴 싫지만 사찰에 왔으니까 법당을 들어가고 법문을 설한다면 당연히 듣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으로 볼 때 미물인 공작새도 그런 불심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말입니다.
허긴 공작새는 사람이 아니니까 법당에 들어갈 순 없다고 치더라도 입구에서 법문 듣는 것은 공작새의 자유 아니겠습니까? ㅎㅎ
들고 나는 불자들도 가끔 귀한 말씀을 건넵니다.
너 불자구나. 귀한 인연이구나.. 허허.. 등
염불 듣는 공작새입니까?
공작새의 불심이라고 말해야 할까요?
공작새가 백중기도 하고 싶어서요? ㅎㅎ
공작새가 평소 사람들이 주는 먹이 때문에 사람 많은 곳에 들어가고 싶어 하거나 그 앞에서 기다린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절에 자주 오는 사람이 아니라서 저 공작새가 항상 이곳에 서성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여튼 들고 다니는 카메라의 앵글을 맞추고 찍은 결과물에 대한 스토리를 엮어 본 것입니다.
이후에도 한참 이곳에 머물며 사진을 찍었는데 바람 부는 마당 끝 벤치에서 휴식할 때 내 곁에도 찾아와서 마치 "나하고 담소해요"하는 것처럼 한참 머물렀습니다.
내가 특별한 사람도 아니고 카메라 들고 사찰 탐방 하는 사람인데 백작이 길조라고 생각하며 기분 좋은 사찰탐방을 합니다.
한참 있다가 백작도 나를 떠나고 나도 사찰을 나왔습니다.
법당 앞에 앉아서 법당 안을 바라보는 공작새.
들어가는 사람마다 물꺼러미 바라봅니다.
무슨 소리를 자세히 들으려고 하는 것처럼 머리를 돌려가며 법당을 바라봅니다.
아주 자세도 흐트러지지 않고 바람에 깃털이 날리는데도 자리를 지킵니다.
무슨 소릴 들으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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