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왜가리에게 바람부는 강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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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나 사람이나 젊은 시절의 탱탱하고 각선미가 살아있던 몸매부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천천히 윤곽선이 명확하지 않고 허절브레한 영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과거에는 몰랐지만 나도 나이가 들면서 건강관리랍시고 온갖  수변지역 산책길을 자주 찾아다니며 걷게 된다.

내가 자주 다니는 온천천은 도심하천으로 탁월한 생태 경쟁력을 갖춘 보기 드문 자연 하천이다.

따라서 많은 종류의 동식물이 눈에 뜨이지는 않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늙은왜가리
고개숙인 늙은왜가리

요즈음 철이 바뀌든 말든 한자레에 고정 출연하는 왜가리 한 마리를 주시한다.

나도 너처럼 늙었는가?

 

아님 노파심이 심해저서 너 늙은 왜가리가 자꾸 눈에 들어오는 것인가?

솔직히 말해서 너 늙은 왜가리 너 모습은 지저분하다.
사실은 인정해야지.

요새 유행하는 말로 그것은 팩트이다.

 

늙은 왜가리야 너 충격받아야 한다 , 알겠는가?

조금만 다듬고 고개를 치켜들고 우람하게 하늘을 바라보라!

왜 고개 숙이고 가슴을 움츠리며 왜소해 지려 하느냐?

왜가리야 봄이 왔단다 !

늙은왜가리
고개숙인 늙은왜가리

터질 듯 통통한 각선미는 없을지라도 풍상을 이겨내고 지금까지 살아있어 너 오수로 뚜껑을 지켜내고 있지 않느냐?

머리를 하늘로 치켜들고 가슴을 펴고 자랑스러운 긴 깃털을 휘날리며 용장의 당당한 모습을 보여다오!

그래야 내 맘이 좀 편해질 것 갖단 말이다.
아님 아예 너 그 자리를 젊은 왜가리한테 양보하고 보이지 않는 곳으로 떠나거라!

 

오늘도 산책길에서 외면할 수 없는 너 늙은 왜가리 때문에 내가 괜히 철학적으로 빠진단 말이다.

씩씩하게 걸어가는 나에게 사실 갖지 않은 너의 모습이 싫단말이다.


산책길에서 넑은왜가리 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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